2026년 9월 4일 금요일|국제판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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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경매장 열두 곳은 서로 다른 값을 보여 준다 — 무엇을 물을 때 어디를 여나

글래스고의 한 회차에만 4,926랏이 올랐다. 최고가만 보는 곳과 실거래를 보는 곳이 다르다.

사진: Scotch Whisky Auctions

위스키나 와인의 '진짜 값'을 알고 싶을 때 사람들은 경매 결과를 본다. 그런데 경매장마다 올라오는 물건이 다르고, 그래서 나오는 값도 다르다. 첫잔 디렉토리에 실린 경매장 열두 곳을 무엇을 물을 때 어디를 여는지로 갈랐다.

먼저 밝혀 둔다. 이 글은 해외 경매에서 술을 사라는 안내가 아니다. 국내에서 개인이 주류를 수입하는 데는 별도의 제약이 있다. 여기서는 경매장을 **값을 읽는 자료**로 다룬다.

■ 시세의 상단이 궁금할 때 — 3대 경매사

소더비 와인·스피릿은 1744년 설립된 소더비의 주류 부문이다. 뉴욕과 런던, 홍콩 세 축에서 연중 경매를 돈다. 간판은 컬렉터 한 사람의 셀러를 통째로 위탁받는 '싱글 오너' 세일이고, 여기서 나오는 맥켈란·달모어·부르고뉴 그랑크뤼가 그해 시세의 천장을 정한다.

크리스티는 오랜 경쟁자인데 와인 쪽 비중이 더 크다. 보르도 1급 샤토와 부르고뉴 도멘의 수직 빈티지, 그러니까 같은 와인의 여러 해를 한 랏으로 묶은 것을 자주 낸다. 한 생산자의 연도별 가격 곡선을 한눈에 보기 좋다. 홍콩 세일이 아시아 시장 심리를 흔든다.

본햄스는 셋 중 위스키 비중이 가장 높다. 에든버러 세일은 스카치 올드 보틀링의 성지 격이고, 홍콩 세일은 재팬 위스키와 맥켈란 수요를 가늠하는 창구다. 소더비·크리스티보다 중간 가격대 물량이 두터워 실수요 컬렉터가 접근하기 쉽다.

■ 실거래가 궁금할 때 — 영국 온라인 경매

여기가 핵심이다. 3대 경매사의 낙찰가는 화제가 되지만 표본이 적다. 반면 영국 온라인 경매는 매달 수천 개 랏을 돌린다.

스카치 위스키 옥션은 글래스고에서 운영하는데, 회차당 출품량이 업계 최상위권이다. 첫잔이 받아 온 자료로 2026년 7월 12일 끝난 181회차에 4,926랏이 올랐다. 6월 180회차는 5,032랏, 5월 179회차는 5,368랏이었다. 한 달에 오천 개씩 팔린다는 뜻이다.

그 181회차의 최고가는 맥켈란 40년 2017 릴리스로 12,500파운드였다. 2026년 9월 4일 환율(1파운드 1,833.62원)로 약 22,920,000원이다. 2위는 맥켈란 40년 레드 컬렉션 10,500파운드(약 19,250,000원), 3위와 4위는 서 피터 블레이크 8 디케이즈와 1946년 52년 셀렉트 리저브가 나란히 8,500파운드(약 15,590,000원)였다. 스프링뱅크 35년 밀레니엄 컬렉션과 맥켈란 1958년 25년 애니버서리 몰트가 3,800파운드(약 6,970,000원), 야마자키 25년 리미티드 에디션이 3,600파운드(약 6,600,000원)로 뒤를 이었다.

환율은 첫잔이 매일 받아 두는 값을 썼다. 여기 적은 한화는 낙찰가만 옮긴 것이고, 실제로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경매장 수수료와 배송비, 관세와 주세가 더 붙는다. 국내 소매가와 곧바로 견주면 안 되는 이유다.

이 목록이 보여 주는 것이 있다. 최고가 열두 개 가운데 맥켈란이 넷이다. 그런데 4,926랏 대부분은 이런 값이 아니다. 이 경매장의 쓸모는 오히려 십만 원대에서 백만 원대의 평범한 보틀이 실제로 얼마에 팔리는지를 보여 준다는 데 있다.

위스키 옥셔니어는 퍼스에 있고 매달 한 번 열흘가량 경매를 연다. 회당 수천 랏이 올라오고 표본이 커서 낙찰가가 사실상 업계 표준 시세로 통한다. 종료 직후 결과가 전부 공개되고 과거 회차도 열람할 수 있어, 같은 보틀의 시세 추이를 직접 그려 볼 수 있다.

■ 통이 궁금할 때

위스키 해머는 애버딘셔 기반인데 보틀 경매와 별도로 캐스크 경매를 운영한다. 캐스크 섹션에는 증류소와 증류 연도, 용량, 예상 병입 수량이 공개된다. 캐스크 투자 이야기가 많이 도는데, 실제 거래가 어느 선에서 이뤄지는지를 볼 수 있는 드문 창구다.

■ 유럽 대륙과 올드 보틀링

위스키옥션닷컴은 독일 기반으로 영국 밖 유럽 대륙을 대표한다. 1970~80년대 이탈리아·독일 수입사 보틀링처럼 영국 경매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라인업이 정기적으로 나온다. 올드 보틀을 좇는다면 영국만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 글을 쓰며 열두 곳의 주소를 모두 두드려 봤는데, 저스트 위스키 옥션(justwhisky.co.uk)은 도메인이 풀리지 않았다. 두 개의 다른 망에서 같은 결과가 나왔다. 언제부터인지, 문을 닫은 것인지 주소만 바뀐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첫잔 디렉토리에서도 확인 대상으로 표시해 뒀다.

카타위키는 주류 전문 경매장이 아니다. 카테고리별 전문가가 출품을 심사하는 유럽 플랫폼인데 위스키·와인 섹션이 상시 돌아간다. 주 단위로 마감돼 회전이 빠르고, 개인 판매자 물량이 많아 가격 편차가 크다. 시세 기준으로 삼기에는 흔들림이 있다는 뜻이다.

■ 와인, 그리고 지수를 공개하는 곳

아이딜와인은 파리 기반 와인 경매사인데 다른 곳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자체 집계한 낙찰가 지수와 생산자별 가격 리포트를 무료로 공개한다. 부르고뉴·론·루아르 커버리지가 촘촘해 프랑스 와인 값을 볼 때 먼저 열 만하다.

애커 와인즈는 1820년 창업한 미국 최고(最古) 주류상으로 경매와 소매를 함께 한다. 부르고뉴 최상위 도멘 물량이 강점이고 홍콩 세일도 정기적으로 연다. 재키스는 뉴욕 웨스트체스터 기반으로 역시 경매와 소매를 겸한다. 미국 컬렉터 셀러 위탁이 주력이라 캘리포니아 컬트 와인이 두텁다.

이 둘의 쓸모는 한 사이트에서 **경매 낙찰가와 소매가를 나란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와인이 경매에서 얼마에 떨어지고 매대에서 얼마에 붙는지의 차이가 곧 그 시장의 온도다.

■ 수수료는 확인하지 못했다

경매장을 비교할 때 가장 궁금한 것이 판매자·구매자 수수료인데, 이번에는 넣지 못했다. 열두 곳의 수수료 안내 페이지를 기계로 받아 보려 했으나 대부분 봇 접근을 막거나 주소가 바뀌어 있었다. 확인하지 못한 비율을 짐작으로 적지 않는다. 각 경매장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팩트 체크

스카치 위스키 옥션 181회차
2026년 7월 12일 종료 · 4,926랏
직전 회차
180회차 5,032랏 · 179회차 5,368랏
181회차 최고가
맥켈란 40년 2017 릴리스 12,500파운드 ≈ 22,920,000원
2~4위
레드 컬렉션 10,500£ ≈ 19,250,000원 · 8 디케이즈/1946년 각 8,500£ ≈ 15,590,000원
시세의 천장
소더비 · 크리스티 · 본햄스 — 싱글 오너 세일
실거래 표본
스카치 위스키 옥션 · 위스키 옥셔니어 — 월 수천 랏
캐스크
위스키 해머 — 보틀과 별도로 캐스크 경매 운영
지수 공개
아이딜와인 — 낙찰가 지수와 생산자별 리포트 무료
경매+소매 비교
애커 와인즈 · 재키스
확인된 문제
저스트 위스키 옥션 — 도메인이 풀리지 않음(2026-09-05 확인)
환율 기준
1파운드 = 1,833.62원 (2026-09-04)

국내 관점

국내에서 '위스키 시세'라는 말이 나올 때 근거가 되는 것은 대개 영국 온라인 경매의 낙찰가다. 그런데 어느 경매장을 봤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소더비의 싱글 오너 세일에서 나온 값은 그 병의 천장이지 시세가 아니고, 카타위키처럼 개인 물량이 많은 곳은 편차가 크다. 평범한 보틀의 중고 시세를 알고 싶다면 스카치 위스키 옥션이나 위스키 옥셔니어처럼 표본이 큰 곳을 봐야 한다. 첫잔이 경매 화면에서 이 두 곳을 받아 오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