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7일 월요일|국제판 · 서울
Global Drinks Intelligence

첫잔

세계의 한 잔을 읽다, 내 한 잔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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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위스키와 와인, 어느 가격대가 먼저 움직이나

데일리는 세계 시세가, 초고가는 수집 수요가 값을 정하고 그 사이 구간이 가장 늦게 움직인다. 세금 구조가 답의 절반이다.

일러스트: 첫잔 (AI 생성)

앞으로 술값이 오를지 내릴지를 한 마디로 답할 수는 없지만, 어느 가격대가 무엇에 따라 움직이는지는 답할 수 있다. 그러려면 '데일리'와 '고가'와 '초고가'가 실제로 어디쯤인지부터 정해야 하는데, 위스키의 중앙값이 19만 9,000원이고 와인이 5만 원이라 갈래마다 자리가 넉 배씩 어긋나기 때문이다. 같은 '10만 원짜리 술'이 위스키에서는 아래쪽이고 와인에서는 위쪽이므로, 두 갈래를 같은 자로 재면 처음부터 어긋난다.

국내 매대의 값 분포 (2026년 9월 4일, 데일리샷)
구간위스키와인
데일리위스키 10만 원 미만 · 와인 5만 원 미만1,450종24.5%4,330종49.7%
고가위스키 10만~100만 · 와인 5만~50만3,908종66.0%3,958종45.4%
초고가위스키 100만 이상 · 와인 50만 이상560종9.5%425종4.9%

바이알·미니어처처럼 용량이 다른 것은 뺐다. 한 앱의 하루치 표시가이므로 국내에서 파는 술 전부를 담고 있지는 않다.

위스키는 열 병 중 아홉이 10만 원 위에 있는 반면 와인은 절반이 5만 원 아래에 있고, 초고가는 위스키가 9.5%인 데 비해 와인은 4.9%다. 국내 술값을 이야기할 때 유통 마진이 먼저 거론되지만, 값이 흔들리는 방식을 정하는 것은 세금 구조이며 그 구조가 갈래마다 다르다.

갈래별 주세 구조
갈래매기는 방식세율수입가에 곱해지는 배수
위스키·소주·브랜디증류주류종가세 — 값에 비례주세 72%+교육세(주세의 30%)2.13배관세 0% 기준
와인·약주·청주과실주 등종가세 — 값에 비례주세 30%교육세 없음1.43배관세 0% 기준
맥주·탁주종량세 — 양에 비례맥주 1kL당 83만 4,400원탁주 1kL당 4만 1,900원값과 무관

교육세는 주세율이 70%를 넘는 주류에만 붙는다. 그래서 위스키에는 붙고 와인에는 붙지 않는다. 맥주와 탁주는 2020년 개정으로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었고, 리터당 세액은 해마다 물가에 연동해 조정된다 — 표의 액수는 그 조정을 거친 값이다. 배수는 관세를 0%로, 배송비를 뺀 값이라 실제로는 이보다 크다.

여기서 두 가지가 따라 나온다. 위스키와 와인은 세금이 값에 비례하므로 수입가가 흔들리면 매대 값도 같은 비율로 흔들린다. 다만 절대 금액으로는 위스키가 와인의 1.49배로 움직여서, 같은 1만 원의 원가 상승이 위스키 매대에서는 2만 1,300원이 되고 와인에서는 1만 4,300원이 된다. 반면 맥주와 탁주는 종량세라 리터당 정해진 액수를 내므로 원료값이나 환율이 올라도 세금이 그대로고, 그래서 같은 충격을 받아도 값이 위스키만큼 튀지 않는다.

■ 가격대마다 다른 힘이 작동한다

무엇이 값을 정하나
가격대값을 정하는 힘지금 확인되는 방향
데일리위스키 10만 미만 · 와인 5만 미만세계 시세와 환율. 대량으로 들어오는 정규 제품이라 산지 단가가 그대로 따라온다.하방 압력세계 와인 수출 단가 리터당 -2.1% · 스카치 아시아태평양 병당 -8.4%
고가위스키 10만~100만 · 와인 5만~50만국내 수요와 수입사의 물량 배정. 정규 라인업이라 값을 자주 못 바꾼다.천천히국내 주류 출고량이 1998년 이후 처음 300만kL 아래
초고가위스키 100만 이상 · 와인 50만 이상수집 수요와 경매. 병 수가 정해져 있어 공급이 늘지 않는다.따로 움직인다국내 소매가와 경매 시세가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데일리 구간이 가장 빨리 반응한다. 국제와인기구는 2025년 세계 와인 수출 단가가 리터당 2.1% 내렸다고 밝혔고 스카치위스키협회 통계로는 아시아태평양으로 나가는 스카치의 병당 값이 8.4% 내렸는데, 물량은 그대로인데 금액만 줄었으니 싼 것이 더 팔렸다는 뜻이다. 다만 이 하방 압력을 환율이 상쇄하는데, 종가세라 환율이 오르면 세금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산지 값이 내려도 원화 값이 그만큼 안 내릴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2026년 9월 5일 기준 환율은 파운드당 1,825원이다.

고가 구간은 가장 늦게 움직인다. 정규 라인업의 값은 수입사가 정하고 한 번 정하면 자주 바꾸지 않기 때문인데, 국내 수요가 줄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해서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300만 킬로리터 아래로 떨어졌다. 그런데 수요가 준다고 값이 곧바로 내려가지는 않고, 대개 값 대신 물량이 먼저 줄고 그다음에 할인 행사가 늘고 값은 마지막에 움직인다. 초고가 구간은 아예 다른 시장이어서, 위스키에서 100만 원이 넘는 병이 560종이고 상위 1%의 문턱이 1,255만 원인데 이 구간을 정하는 것은 마시는 수요가 아니라 수집 수요이며 병 수가 정해져 있어 공급이 늘지 않는다.

여기서 오해 하나를 짚어 둘 필요가 있다. 국내 소매가가 비싼 이유를 유통 마진에서 찾는 이야기가 많지만, 같은 병을 영국 경매에서 낙찰받아 개인이 들여오면 국내 매대보다 비싸지고 첫잔이 정규 제품 일곱 종으로 계산해 보니 전부 그랬다. 이것이 유통 마진이 얇다는 뜻은 아니고 수입사는 물량으로 원가를 낮추고 통관을 한 번에 처리하므로 개인과 출발선이 다르지만, '직접 들여오면 싸다'는 전제가 정규 제품에서는 성립하지 않으며 그 이유가 유통이 아니라 세금 구조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값이 몇 퍼센트 오르내릴지는 여기서 말하지 않는데, 환율과 산지 작황과 수입사의 판단이 겹치는 자리라 숫자로 찍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셋이다. 데일리 구간은 세계 시세와 환율에 매여 가장 빨리 움직이는데, 지금은 산지 단가가 내리는 쪽과 환율이 받치는 쪽이 맞서 있다. 고가 구간은 수요가 줄어도 값보다 물량과 행사가 먼저 움직이고, 초고가 구간은 마시는 시장이 아니라 수집 시장이라 앞의 두 힘과 따로 논다. 그리고 어느 구간이든 위스키는 세금이 값에 비례해 붙는 탓에 와인보다 1.49배 크게 흔들린다.

국내 관점

가격대를 나눠 보면 '술값이 오른다/내린다'는 말이 왜 늘 어긋나는지가 보인다. 세 구간이 서로 다른 힘에 매여 있어서 한꺼번에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데일리가 내려도 초고가는 오를 수 있고, 그 반대도 된다. 사는 쪽에서 실제로 쓸 만한 결론은 하나다 — 자기가 사는 구간이 어디인지 알고, 그 구간을 움직이는 힘만 보면 된다. 5만 원짜리를 사는 사람에게 경매 낙찰가는 아무 정보가 아니고, 100만 원짜리를 모으는 사람에게 환율은 부차적이다.

출처 · 원문

데일리샷dailyshot.co국가법령정보센터 — 주세법law.go.krOIV — State of the World Wine Sector in 2025oiv.intScotch Whisky Association — 2025 export figuresscotch-whisky.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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