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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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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스카치 지역은 여섯이 아니라 다섯이다 — 아일랜즈는 법에 없다

아일라에 아홉, 캠벨타운에 셋, 스페이사이드에 마흔아홉. 증류소 159곳을 갈라 세어 봤다.

스카치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어느 지역이냐'다. 그런데 그 지역에 증류소가 몇 곳씩 있는지, 애초에 지역이 몇 개인지는 잘 이야기되지 않는다. 첫잔 디렉토리에 실린 스코틀랜드 증류소 159곳을 갈라 세어 보다가 먼저 걸린 것이 그 '몇 개'였다.

■ 다섯이다

스카치 위스키 규정(Scotch Whisky Regulations 2009)이 정한 지역은 다섯이다. 하이랜드, 로우랜드, 스페이사이드, 아일라, 캠벨타운. 흔히 여섯 번째로 세는 '아일랜즈'는 규정에 없다. 탈리스커도 하이랜드 파크도 아란도, 법이 보는 눈으로는 하이랜드다. 아일랜즈는 하이랜드 안에서 섬에 있는 곳들을 따로 부르는 관행적인 이름이다.

여기서는 관행을 따라 여섯으로 갈랐다. 다만 그것이 법이 정한 구분이 아니라는 점은 적어 둔다.

■ 이름을 다 댈 수 있는 두 지역

아일라는 아홉 곳이다. 아드벡, 라프로익, 라가불린, 보모어, 브룩라디, 부나하벤, 카올 일라, 킬호만, 아드나호. 위스키를 조금 마셔 본 사람이면 아홉 개를 다 들어 봤을 것이다. 가장 오래된 곳은 1779년의 보모어다. 규정은 아일라를 '아가일의 아일라섬'이라고만 적어 놓았다 — 섬 하나가 곧 지역이다.

캠벨타운은 더 적다. 세 곳뿐이다. 스프링뱅크, 글렌 스코시아, 그리고 스프링뱅크가 함께 돌리는 글렌가일(제품명 킬커란). 규정은 이 지역을 '아가일 앤 뷰트 의회의 사우스 킨타이어 선거구'로 정의한다. 선거구 하나에 증류소 셋이 지역 전체의 성격을 정한다.

■ 마흔아홉 곳이 몰려 있는 스페이사이드

스페이사이드는 49곳이다. 맥켈란, 글렌피딕, 발베니, 글렌파클라스, 아벨라워, 글렌리벳, 글렌 그란트, 벤리악, 글렌로시, 탐두, 크레이겔라키…를 적어도 절반이 안 된다. 가장 오래된 곳은 1821년의 링크우드다.

이 지역도 강이 아니라 선거구로 정의된다. 버키, 엘긴 시티 노스와 사우스, 포처버스 랜브라이드, 포레스, 헬든 앤 라이크, 키스 앤 컬렌, 스페이사이드 글렌리벳, 그리고 하이랜드 의회의 지정된 몇 개 구다. 스페이강 유역이면 다 스페이사이드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하이랜드는 51곳으로 가장 많다. 다만 하이랜드는 나머지에 들지 않는 곳을 모두 담는 자루다. 규정도 그렇게 적었다 — '하이랜드와 로우랜드를 나누는 선의 북쪽'. 남쪽 끝 오반부터 북쪽 끝 올드 풀트니까지 300킬로미터 넘게 흩어져 있어서 이 이름 하나로 맛을 짐작하기는 어렵다.

■ 위스키만 만들지 않는 곳들

159곳 가운데 여덟 곳은 위스키를 만들지 않는다. 진이 일곱, 럼이 하나다.

진 증류소는 로우랜드에 넷(에든버러 진, 린드 앤 라임, 스털링 진, 켈소 진), 하이랜드에 둘, 오크니에 하나다. 로우랜드가 29곳으로 스페이사이드나 하이랜드보다 적은데도 낯선 이름이 많은 것은 에든버러와 글래스고 같은 도시에 작은 증류소가 새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럼은 오크니의 J Gow 한 곳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사탕수수 증류주를 만드는 것이 이상하게 들리지만, 원료인 당밀은 들여오면 되고 서늘한 기후는 오히려 천천히 익힌다.

■ 선 위에 걸터앉은 증류소

하이랜드와 로우랜드를 가르는 선은 지형이 아니라 규정이 적어 둔 경로다. 노스 채널에서 시작해 클라이드만 남쪽 해안을 따라 그리녹까지 가고, 카드로스역을 지나 캠프시 펠스의 얼스 시트까지 직선으로 간 다음, 도로와 지형을 따라 동쪽으로 북해까지 이어진다.

얼스 시트 바로 아래에 글렌고인이 있다. 그래서 이 증류소는 증류동이 하이랜드에, 창고가 로우랜드에 있다.

■ 이 숫자를 읽을 때

첫잔 디렉토리에 실린 것만 센 숫자다. 스코틀랜드에서 문을 연 증류소를 빠짐없이 담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159곳 가운데 68곳만 지역이 원래 적혀 있었고 나머지는 좌표로 넣었다. 섬과 반도로 갈리는 아일라·캠벨타운은 문제가 없지만, 하이랜드와 로우랜드를 가르는 선은 처음에 흔히 말하는 '하이랜드 라인'(그리녹~스톤헤이븐)으로 잡았다가 앵거스의 글렌카담과 아비키가 로우랜드로 가는 것을 보고 규정 쪽으로 옮겨 고쳤다.

팩트 체크

법이 정한 지역
다섯 — 하이랜드·로우랜드·스페이사이드·아일라·캠벨타운
아일랜즈
규정에 없다. 하이랜드 안의 관행적 구분
센 것
첫잔 디렉토리의 스코틀랜드 증류소 159곳
하이랜드 51 · 스페이사이드 49
하이랜드는 나머지를 담는 자루다
로우랜드 29 · 아일랜즈 18
로우랜드는 도시형 신생 증류소가 많다
아일라 9 · 캠벨타운 3
이름을 다 댈 수 있는 두 지역
위스키가 아닌 곳
진 7 · 럼 1 (오크니 J Gow)
선 위의 증류소
글렌고인 — 증류동은 하이랜드, 창고는 로우랜드

국내 관점

국내에서 '지역별로 골라 마시기'를 이야기할 때 여섯 지역이 비슷한 크기인 것처럼 다뤄진다. 실제로는 아일라 아홉 곳과 스페이사이드 마흔아홉 곳이 같은 층위에 놓여 있고, 하이랜드는 나머지를 담는 자루이며, 아일랜즈는 법에 없는 이름이다. 아일라를 '피트'로 묶는 것은 아홉 곳을 묶는 일이지만 스페이사이드를 '셰리'로 묶는 것은 마흔아홉 곳을 묶는 일이다. 뒤쪽이 훨씬 거친 요약이라는 점은 알고 쓰는 편이 낫다.

출처 · 원문

The Scotch Whisky Regulations 2009 — 제10조 보호 지역legislation.gov.uk첫잔 디렉토리 — 증류소chutjan.com

이 기사는 원문을 번역·복제한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확인해 한국어로 새로 쓴 요약과 해설입니다. 전문은 위 원문 링크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