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선전으로 와인을 나르던 "개미"들이 사라지고 있다
홍콩은 2008년 와인 관세를 없앴고 중국 본토는 43%를 매긴다. 그 틈을 한두 병씩 옮겨 메우던 방식이 줄었다.

선전은 오랫동안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와인이 넘어가는 주된 통로였다. 그런데 최근 그 통로가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틈은 세금에서 생겼다. 홍콩은 2008년 와인에 붙던 관세를 없앴다. 반면 중국 본토는 수입 와인에 관세와 소비세, 부가가치세를 매긴다. 최혜국 세율 기준으로 일반 와인에 붙는 수입세 부담이 합쳐서 약 43%다. 보르도 그랑 크뤼처럼 값이 큰 병일수록 이 차이가 그대로 이문이 된다.
사람이 많이 오간다는 점도 통로를 만들었다. 선전시 항만사무소에 따르면 2025년 선전 검문소를 지난 여객 통행은 2억 7,300만 회, 하루 평균 74만 명꼴이다. 규정상 홍콩·마카오 주민과 본토·홍콩·마카오를 사적으로 오가는 본토 주민은 도수 12%가 넘는 술을 0.75리터 이하로 한 병까지 면세로 들여올 수 있다.
밀수 조직은 이 한 병을 쪼갰다. 여러 사람에게 한두 병씩 들려 반복해서 국경을 넘게 하는 방식이다. 현지에서는 이것을 '개미 운반(蚂蚁搬家)'이라고 부른다. 한 번에 걸릴 위험을 잘게 나누는 방법이다. 2023년 황강 세관이 공개한 행정처분 사례에서는 상하이의 한 투자회사가 사람을 고용해 이 방식으로 와인을 들여왔다.
그런데 2025년과 2026년 들어 공개된 밀수 사건이 눈에 띄게 줄었다. 최소한 공개된 사건의 수와 규모는 10여 년 전보다 훨씬 낮다.
와인을 비롯한 물품을 선전 항만으로 나르는 룽이 공급망의 션쩌린 총경리는 2024년 이전과 견주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밀수를 돕던 업자들조차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공개된 사건이 없다는 것이 사건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공개할 만큼 크지 않거나, 반대로 너무 커서 아직 수사 중이라 공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보르도 등급 와인을 주로 다루는 선전의 한 수입업자는 익명을 요청하며 밀수가 팬데믹 때보다 절반쯤 줄었다고 추산했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도 했다. 일부는 주하이와 광시 쪽으로 갔다는 것이다.
줄어든 이유로는 세 가지가 함께 꼽힌다. 빅데이터를 쓰는 감시, 약해진 수요, 그리고 사라진 마진이다. 값이 오르지 않으면 위험을 무릅쓸 이유도 없다.
팩트 체크
- 홍콩
- 2008년 와인 관세 폐지
- 중국 본토
- 관세+소비세+부가세 — 일반 와인 수입세 부담 약 43%(최혜국 세율 기준)
- 선전 검문소
- 2025년 여객 통행 2억 7,300만 회 · 하루 평균 약 74만 명
- 면세 한도
- 도수 12% 초과 주류 0.75리터 이하 한 병
- 수법
- '개미 운반' — 한두 병씩 여러 명이 반복 반입
- 변화
- 팬데믹 때보다 약 50% 감소 추산 · 주하이·광시로 이동
- 이유
- 빅데이터 감시 · 약해진 수요 · 사라진 마진
국내 관점
한국도 홍콩이 아니라 중국 쪽 구조에 가깝다. 수입 와인에 관세와 주세, 부가세가 순서대로 붙는다. 다만 주세율은 술 종류마다 달라서, 과실주는 30%이고 증류주는 72%다(주세법 제22조). 같은 값의 위스키와 와인이 국내 매대에서 벌어지는 폭이 다른 이유가 여기 있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세금이 크게 다르면 그 틈으로 물건이 흐른다는 것이 선전 사례가 보여 주는 바인데, 한국은 육로 국경이 없어 같은 방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출처 ·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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